남웅 님이 원고 청탁을 받은 건 2024년 11월이고 3개월 뒤면 2025년 11월입니다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의 검열 소식을 처음 접한 건 행성인 웹진에서였는데 아마도 – 인스타그램 스토리 하이라이트로 짐작하자면 – 5월 중순쯤이네요. 당시 [미술 평론] 급진적 예술 실천을 위한 기억의 훈련들에 접혀서 가려진 *검열, 수탈, 무례를 먼저 읽었고 읽으면서 든 첫 감정은 당혹감이었고 그다음은 화였고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하며 도록에 실려야 할 글까지 마저 읽었을 땐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하아 이게 왜 아이씨 머리카락을 세게 당기며 마우스 휠을 드르륵 위로 올렸는데 게시 날짜가 4월 29일/19일이더군요. 대략 한 달 늦게 알게 된 셈입니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남웅 님에게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저는 앞날을 좀 낙관했습니다. 왜냐하면 남웅 님의 글이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검열 문제에 관해 거의 모든 것을 말하고 있다고 보았거든요. 아니 이 말은 틀린 말이 아니지 않나요?

오늘은 2025년 8월 2일이고 남웅 님이 원고 청탁을 받은 건 2024년 11월이고 3개월 뒤면 2025년 11월입니다. 남웅 님의 새 글연대 성명, 참여 작가의 항의 퍼포먼스, 언론 보도 등 여러 움직임이 있었고 6월 말 ~ 7월 초 저는 이번 검열 사태에 관한 글을 쓰다 말았는데 이제 그 글은 이미 나온 여러 비판을 반복하는 모양을 하고 있었습니다. 글을 마무리해서 이곳에 올리고 주변에 알리는 게 사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 보여요. 아 역시 내가 세상을 참 모르는구나 라고 머리를 긁적거리지만 동시에 여전히 저는 남웅 님의 첫 글만으로도 비판은 – 내용 면에서 말입니다, 목소리 양(크기)의 중요함을 간과하는 건 아니어요 – 충분하다고 믿으며 그래요 그렇군요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는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거의(전혀 없다는 말을 쓰면 제가 너무 괴롭고 슬플 것 같아서…) 없네요 라고 판단하게 됩니다.

“소통상 문제가 있어 보인다”라며 (어떤) 소통을 거부하고 있다면 이제 우리가 소통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단 생각도 듭니다. 8월 말에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가 열리고 9월에 서울아트위크가 열리고 아마도 9월과 10월 사이 서울시의회에서 시민 제보를 받고 11월쯤 서울시 행정사무감사가 열리겠지요. 문득 이 시기 시기마다 무언가 – 예를 들어 릴레이 1인 시위, 단체 집회, 2025년 서울시 행정사무감사에서 언급될 수 있도록 문서 작업과 로비 활동 등 – 해볼 수 있지 않을까 막연한 생각을 해봅니다. 제가 앞서서 일을 벌인다는 얘기는 아니어요. 남웅 님을 앞질러 가면 안 되니까요. 뒤에서 아니 곁에서 도울 일이 있다면 함께 하겠습니다(임시글로 남은 이전 글을 다시 읽다가 이 한 문장을 여기에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글을 씁니다).

만약 그런 자리가 생긴다면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어떤 방식으로든 함께해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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